2026년 7월 11일 공개된 삼프로TV 주말인터뷰에 이선엽 AFW파트너스 대표가 나왔다. 그가 던진 질문은 하나다. "지금 폭락이 정말 AI 거품 때문인가." 그의 답은 아니라는 쪽이다. 진짜 원인은 수급, 그중에서도 리밸런싱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도 틀릴 수 있다고 여러 번 못 박았다. 다만 우리가 걱정하는 근거가 정확한지는 한 번 따져보자고 했다. 그래서 따져봤다.
[버튼1|이선엽 대표 주말인터뷰 원본 영상 보기|https://www.youtube.com/watch?v=GLJr3kvI_9I]
방아쇠는 메타였다
7월 1일 블룸버그가 메타가 남는 컴퓨팅 자원을 임대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은 이를 'AI 인프라가 남아돈다'는 신호로 읽었다. 공급과잉 공포가 반도체주를 덮쳤다.
SK하이닉스는 6월 25일 장중 298만7,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7월 8일 207만6,000원까지 밀렸다. 고점 대비 30.5% 하락이다. 이선엽 대표의 표현대로 "쓰나미"였다.
진짜 이유는 수급이었다
여기가 이 인터뷰의 핵심이다. 미국 쪽 보고서들은 이번 조정을 거품 붕괴가 아니라 리밸런싱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유는 셋이다.
| 원인 | 내용 |
|---|---|
| 3중 리밸런싱 | 6월 말은 반기말·분기말·월말이 겹친다. 반도체 비중이 원칙(예: 15%)을 넘자 기계적으로 덜어냈다 |
| ADR 청약 자금 | SK하이닉스 ADR 청약 대금 1,715억달러(약 260조원). 공모 물량의 7배 |
| 레버리지 쏠림 | 신용융자 잔고 38조6,328억원(사상 최대), 상반기 반대매매 3조1,525억원 |
ADR 대목이 특히 얄궂다. 260조원이라는 청약 자금은 상당 부분 기존에 보유하던 반도체 주식을 팔아 마련한 돈이다. 나가는 돈이 아니라 같은 반도체를 사려고 만든 돈인데, 그 과정에서 국내 반도체가 먼저 얻어맞았다. 게다가 실제 조달 규모는 당초 290억달러 예상에서 245억달러로 줄었다. 주가가 빠지니 조달액도 줄고, 조달액이 줄어 물량이 더 나오는 구조였다. ADR 상장의 전체 그림은 SK하이닉스 나스닥 ADR 정리 글에서 따로 다뤘다.
이 대표는 한 가지를 더 짚었다. 미국의 가스터빈·변압기 기업은 같은 기간 신고가를 갔다. AI 투자를 줄인다면 전력과 GPU가 먼저 죽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줄어든 건 한국 반도체뿐이었다. 국내 ETF 쏠림으로 자산배분이 무너진 결과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메타는 일주일 만에 말을 바꿨다
공급과잉의 근거였던 메타가 방향을 틀었다. 7월 8일 메타는 캐나다 앨버타주에 1GW급 AI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투자액 약 91억달러(약 13조8,000억원), 최대 1.8GW까지 확장 가능한 33번째 데이터센터다. 남는다던 회사가 일주일 만에 더 짓겠다고 한 셈이다.
| 구분 | 수치 |
|---|---|
| 메타 올해 자본지출 | 1,250억~1,450억달러(약 190조~217조원) |
| 메타 캐나다 데이터센터 | 1GW(최대 1.8GW), 약 91억달러 |
| 하이퍼스케일러 2027년 capex | 골드만삭스 추정 약 1조1,000억달러(컨센서스 9,200억달러) |
| 2025년 실제 capex | 약 4,430억달러 |
골드만삭스는 오히려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본다. 2027년 하이퍼스케일러 자본지출을 약 1조1,000억달러로 추정했는데, 월가 컨센서스(9,200억달러)를 크게 웃돈다. 낙관 시나리오는 1조4,000억달러다. 마이크론도 미국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투자를 줄일 거라는 전망은 정작 미국에서 안 나온다.
99년 닷컴과 무엇이 다른가
많은 사람이 지금을 1999년 닷컴버블이나 2차전지 광풍과 겹쳐 본다. 이 대표는 결이 다르다고 잘라 말한다.
2차전지는 '몇 년 뒤 전 세계 자동차가 전부 전기차가 되고 그걸 한국이 다 만든다'는 무리한 가정 위에 세워진 밸류에이션이었다. 닷컴은 이름부터 버블이었고 실적이 아예 없었다. 그리고 닷컴의 진짜 트리거는 PC 공급과잉이었다. 집집마다 PC를 다 사고 나니 판매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꺾였고, 재고가 쌓여 74% 세일이 벌어졌다.
지금은 정반대다. 실적은 나온다. 그리고 재고가 없다. 메모리 고객사들은 값을 크게 올려 주고도 필요한 물량의 절반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오픈AI는 AI 수요가 수직으로 증가하는데 토큰 공급이 부족하다고 했고, 그 이유로 메모리 부족을 꼽았다. 없어서 못 파는 상황과 안 팔려서 쌓이는 상황을 같다고 부르긴 어렵다.
증가율이 꺾이면 그게 고점인가
남는 우려는 하나다. 가격 상승 각도가 완만해지면 이익 증가율이 꺾이고, 그러면 주가도 꺾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 대표도 이 우려에는 타당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엔비디아 사례를 들었다. 과거 엔비디아의 매출 증가율이 꺾였을 때 주가는 20~30% 조정받았다. 그러나 증가율이 꺾였을 뿐 이익 자체는 계속 늘었고, 주가는 그 조정을 딛고 다시 올라갔다. 증가율 둔화가 곧 주가 고점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결국 봐야 할 건 증가율이 아니라 이익의 절대 방향이다. 이익이 계속 늘면 EPS가 늘고, EPS가 늘면 밸류에이션은 저절로 싸진다. 반대 시각인 피크아웃 논쟁은 반도체 피크아웃 정리 글을 함께 보면 균형이 맞는다.
그래도 남는 것들
이 대표는 스스로 방어선을 여러 겹 쳤다. 자기 얘기는 하나의 주장일 뿐이고, 경계론을 펴는 이들의 주장도 상당히 타당하다고 했다. 다만 우리가 잘못된 이유로 판단을 그르치고 있는 건 아닌지 한 번은 점검하자는 것이다.
내가 가장 무겁게 본 건 그의 마지막 경고였다. 지금 거래의 상당 부분이 레버리지다. 레버리지를 쓰면 같은 변동에도 훨씬 취약해진다. 그리고 이 정도 변동성을 매일 겪으면, 지수가 나중에 올라가도 투자자 머릿속엔 이미 하락장으로 각인된다. 심리적 트라우마가 실제 수익률보다 오래 남는다.
분명히 해둔다. 위 내용은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다. 인용된 전망은 전망일 뿐 확정치가 아니며, 반대 시각도 존재한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고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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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 7월 1일 메타의 잉여 컴퓨팅 임대 검토 보도가 방아쇠였고, SK하이닉스는 고점 대비 30.5% 하락했다.
- 미국 쪽 진단은 거품 붕괴가 아니라 리밸런싱이다. 6월 말 3중 리밸런싱과 ADR 청약 260조원이 겹쳤다.
- 메타는 7월 8일 캐나다에 1GW 데이터센터(약 91억달러) 건설을 발표하며 사실상 말을 바꿨다.
- 닷컴의 트리거는 PC 공급과잉과 재고였다. 지금은 고객사가 필요 물량의 절반밖에 못 받는다.
- 엔비디아 사례처럼 증가율 둔화가 곧 주가 고점은 아니었다. 이익의 절대 방향이 더 중요하다.
자주하는질문(FAQ)
Q1. 이번 폭락이 AI 거품 붕괴인가?
A1. 단정할 수 없다. 다만 해외 보고서들은 리밸런싱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반면 업황 정점을 우려하는 반대 시각도 분명히 존재한다.
Q2. ADR 청약이 왜 국내 주가를 눌렀나?
A2. 청약 대금 260조원 상당 부분이 기존 반도체 주식을 매도해 마련된 자금으로 알려졌다. 같은 종목을 사기 위해 파는 물량이 먼저 시장에 나온 셈이다.
Q3. 메타는 결국 투자를 줄이는 것인가?
A3. 7월 8일 캐나다에 1GW급 데이터센터 건설을 발표했다. 잉여 자원 임대 검토와 인프라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Q4. 지금이 닷컴버블과 같은 상황인가?
A4. 닷컴은 실적이 없었고 재고가 쌓였다. 지금은 실적이 나오고 물량이 부족하다. 다만 밸류에이션 부담과 증가율 둔화 우려는 별개 문제다.
Q5. 이익 증가율이 꺾이면 주가도 꺾이나?
A5. 과거 엔비디아는 증가율이 꺾였을 때 20~30% 조정받았지만 이익 자체가 늘면서 다시 올랐다. 다만 과거 사례가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참고 출처
- 삼프로TV 주말인터뷰 — 이선엽 AFW파트너스 대표 (2026.07.11)
- YTN — SK하이닉스 ADR 공모에 7배 청약, 245억달러 조달 전망 (2026.07.09)
- 서울경제 — SK하이닉스 ADR 공모에 7배 몰렸다, 청약 대금 260조원 (2026.07.09)
- 디지털타임스 — SK하이닉스 260조 ADR 흥행, 얼어붙은 반도체주 투심 깨울까 (2026.07.09)
- 파이낸셜뉴스 — SK하닉 ADR 공모에 7배 청약, 반도체주 재평가 계기되나 (2026.07.09)
- 한국경제 — 메타, 캐나다에 1GW 데이터센터 짓는다 (2026.07.09)
- 서울경제 — "노는 서버, 방처럼 팔겠다", 13조 데이터센터에 숨은 메타의 빅픽처 (2026.07.10)
- 전자신문 — 메타, 캐나다에 1GW 데이터센터 건립 (2026.07.09)
- 디일렉 — 메타, 캐나다에 1GW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2026.07.09)
- Investing.com — 골드만삭스 "2027년 하이퍼스케일러 설비투자 컨센서스, 지나치게 보수적"
- 뉴스비전e — 골드만삭스 "2027년 AI 투자 1조1000억달러 돌파 가능"
- 파이낸셜뉴스 — 빚투·영끌에 몸살 앓는 주식시장, 한은 금융불안 우려 (2026.07.05)
- 파이낸셜뉴스 — 반대매매 3조, 현실이 된 '빚투'의 공포 (2026.07.02)
- 서울경제 — 골드만삭스, D램·낸드·HBM 호황 장기화 전망 (2026.06.01)